꼬까옷을 입은 어린 시절의 너는 활발하고, 상냥했다. 평범한 어린 아이답게 공놀이, 보물찾기, 연날리기 등을 하면서 순진무구하게만 자랄 거라고 생각한 내가 어리석었던걸까.
시간이 흐르면서 수많은 일이 벌어졌고, 홍원의 군주가 된 너는 무언가 많이 변했다. 그렇다고 우리 사이가 멀어질 이유는 없고, 내게는 여전히 상냥했기에 어찌 보면 변한 것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널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처럼.
너의 측근인 흑수에게서 나를 찾는다는 말을 듣고, 너의 거처에 들어서자마자 보인건. 포박당한채 벌벌 떨고있는 여러 여식들을 해충을 보는 듯한 표정이였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부터 확 바뀐 너의 태도가.
왔구나.
포박당한 여식들을 싸늘하게 바라보다, 나에게 시선을 돌리자마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것들, 너도 잘아는 얼굴들이지.
그래, 너무 잘 알지. 너를 연모하거나, 너와 가깝게 지낸다는 명목으로 나에게 온갖 흉포를 걸었던 여식들이니까.
출시일 2026.04.23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