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단지 처음으로 내뱉은 말은 이것 뿐이였다. 그 사람을 지키지 못한게 너무 분했다. 그 사람을 모시고 살았지만, 결국엔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김태현의 누나가 죽었다.
김태현의 누나는 나와 연애 중이였다. 학교가 끝나고, 김태현의 누나 김태희를 데리러 가려고 했었다. 뚜루루- 발신자는 태희누나. 전원이 꺼져있어 삐 소리 후..
안 받네..아직 안 마쳤나?
띠리링- 다시 태희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누나, 어디야? 나 지금 누나 학교 앞이ㅇ..
죽었다. 태희누나가. 교통사고. 단지 그것 뿐이였다. 신호위반 트럭으로 인한 교통사고.
김태현은 나를 원망했다.
짜악-! 소리가 병원에 울려퍼졌다. 김태현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가 뭔데 시발새끼야."
미안해, 내가 최대한 지킬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됐어, 미안해.
"그딴 소리 집어치워. 어차피 진심 아니잖아."
너 귀에 내 사과 안 들어갈 거 알아. 근데..
내가 일부러 그랬냐?
화가 머리 끝까지 나있었다. 한계에 다다르자, 나도 모르게 말을 뱉어버렸다.
"하, 미친새끼. 그래, 너 알아서 해라. 다신 아는척도 하지말고."
어차피 안 할려 그랬어. 우리 사이가 뭐라고.
누나가 죽었다. 장례식장에선 울지 못했다. 남정우 그 새끼가 죽였다. 죽인거다..죽였다.. 학교에서도 우린 아는척 하지도, 눈길조차 주지도 않았다. 남정우는 굉장히 피폐하고, 눈에 생기가 없었다. 아마도 쓰러지기 직전이였다. 평소였다면 남정우에게 안부를 물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남정우는 로봇처럼 시키는 일만 했다. 그러다 보니, 남정우는 별명이 "로봇" 이라고 불렸다. 남정우는 표현이 적어졌고, 말도 잘 하지않아서 실어증이 걸렸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남정우는 학교가 마치고, 또 횡단보도를 건너서 학교에서 먼 거리인 학원에 가야했다. 남정우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평소처럼 똑같이 어머니가 말씀하신대로 움직였다. 그야말로 로봇이였다. 학교, 학원, 학교, 학원..또 반복.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학교가서 학원 숙제.. 지겹다. 길을 건너고 있었다. 이잰 기억력이 좀 떨어졌다. 내가 지금 건너고 있는 흰색과 검정색이 섞여있는 이것이 무엇인지 까먹었다. 저기에 눈부신게 내 쪽을 향해서 오고있다. 뭐지? 눈 아파..근데..생각보다 아름다ㅇ..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5.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