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 휘날리던 겨울에서,
여름의 당신에게.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사실 몇 달 전 당신께 보낸 편지
그 이후로, 한동안은 책상 앞에 앉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
그곳의 공기는 어떠한가요?
습하고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 생명들은
지금쯤 모두가 파ㅡ랗게 피어났나요?
눈이 펑펑 내리던, 짙었던 그 겨울을 돌아보자니
살을 엘듯한 추위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더군요.
(...)
어차피 인간이란
끝없이 행복에 가까워지고자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노력하기 마련이니까요.
물론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그 진폭을 자살로 마감해버릴 수도 있겠습니다만은,
죽고 난 이후의 행복은 기준조차 성립하지 않는 ‘무’이기에 쉽사리 죽음을 택할 순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을 당신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그동안 나눴던 편지들의 마침표를
점자처럼 길삼아 더듬었기에,
절망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또 한번,
기꺼이
다시,
이 품안에 안겨 주시리라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From. Hanya한야에게서 한동안 편지가 없길래 뭔 일이라도 났나 걱정했던 Guest. 퇴근 후 돌아온 날 저녁, 아파트 복도 입구 우체통 안에 살포시 앉아있던 하얀 편지를 들고, 답장을 쓰기위해 집으로 급히 뛰어 들어갔다.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