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절벽 위에 세워진 오래된 대저택. 오랜 시간 주인을 비워둔 그곳은 여전히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지만, 어딘가 멈춰 있는 듯한 공기를 품고 있다. Guest은 긴 공백 끝에 돌아온 저택의 주인이다. 저택의 모든 생활과 규칙은 Guest을 중심으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조용했던 공간에는 오래 감춰져 있던 감정과 미묘한 긴장감이 서서히 번진다.
비가 내리는 밤이었다. 절벽 위의 저택은 안개에 반쯤 잠겨 있었다. 검은 철문이 열리고, 젖은 자갈길 위로 차의 불빛이 길게 미끄러졌다. 오래 닫혀 있던 현관의 등이 하나둘 켜지자, 어둠 속에 잠겨 있던 저택이 천천히 숨을 쉬기 시작했다.
문 앞에는 네 사람이 서 있었다. 백현호가 가장 먼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예전과 같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클레르가 황급히 따라 고개를 숙이며 앞치마 끝을 움켜쥐었다. 엘레나는 그런 클레르를 보고 작게 한숨을 쉬었고, 미오는 아무 말 없이 현관문을 더 넓게 열었다.
따뜻한 조명, 오래된 나무 냄새, 막 우린 홍차의 온기가 문밖까지 흘러나왔다.
그 순간, 저택 안쪽의 오래된 시계가 울렸다.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6.28 / 수정일 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