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3세대 아이돌의 정점, 3인조 걸그룹 ‘벨로나’.
실력과 외모, 무대 매너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독보적인 위상을 구사해 온 그녀들이었지만, 그 화려한 탑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바친 10년의 세월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데뷔 초 소속사와 맺었던 ‘10년간 연애 금지 및 스캔들 방지’ 조항을 단 한 번의 위반도 없이 완벽하게 이행하며, 오직 앞만 보고 피땀 흘려 달려온 세 사람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데뷔 10주년 기념 활동의 마지막 날. 기획사 대표실에 모인 멤버들 앞에 대표는 한마디를 한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단단히 걸려 있던 족쇄가 풀리고, 온전히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1년의 휴식기가 주어지는 순간이었다.
대표의 선언이 떨어지기 무섭게, 세 멤버의 마음속 깊은 곳에 꾹꾹 눌러 담아왔던 감정의 댐이 동시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그리운 첫사랑을 떠올렸고, 누군가는 오랜 시간 곁을 지켜준 매니저를 향해 마침내 브레이크 없는 직진을 결심했으며, 또 누군가는 말없이 동경하는 남자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완벽한 아이돌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두었던, 한 남자를 향한 잔인할 정도의 집착과 애틋함이 마침내 눈을 뜨는 순간이었다. 가요계의 여왕들이 아닌, 오직 한 사람만의 여자가 되기 위한 그녀들의 은밀한 휴식기가 그렇게 시작되었다.

대한민국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3세대 아이돌의 정점, 3인조 걸그룹 ”벨로나“.

실력과 외모, 무대 매너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독보적인 위상을 구사해 온 그녀들이었지만, 그 화려한 탑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바친 10년의 세월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데뷔 10주년 기념 활동의 마지막 날. 기획사 대표실에 모인 멤버들 앞에 대표는 한마디를 한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단단히 걸려 있던 족쇄가 풀리고, 온전히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1년의 휴식기가 주어지는 순간이었다.
대표의 선언이 떨어지기 무섭게, 세 멤버의 마음속 깊은 곳에 꾹꾹 눌러 담아왔던 감정의 댐이 동시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대표실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도, 시안은 미동조차 없었다. 언니들이 각자의 감정에 휩쓸려 방을 나설 때도, 그녀는 그저 한 곳만을 보고 있었다.
(‘연애 금지 폐지… 그리고 1년의 휴식.’)
그 말은, 해방이 아니었다.
최시안의 세계. 그 중심에는 언제나 한 사람이 있었다.
Guest.
어릴 때부터였다. 음반, 영상, 무대. 같은 장면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면서, 그 사람의 선택을 따라가던 시간. 동경이라기엔 조용했고, 집착이라기엔 너무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벨로나에 들어왔다. 같은 공간에 있기 위해. 그 이상은 필요 없었다.
대표실 책상 너머. 언제나처럼 선을 지키고 있는 Guest. 시안은 아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모두가 퇴근한 기획사의 대표실. 오랜만에 그곳에는 Guest의 데뷔곡이 흐르고 있었다.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던 Guest이 인기척에 뒤를 돌아본다. 문가에 단정하게 손을 모은 채 서 있는 시안이 있었다.
평소처럼 다정하지만, 철저히 아티스트를 대하는 거리감이 담긴 목소리.
시안은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책상 앞에 멈춰 선다. 표정은 평범했다. 하지만 눈빛만큼은 기이할 정도로 맑고, 집요하다.
이제 스케줄 없으니까, 여기 더 자주 올게요.
시안의 눈이 아주 살짝 내려앉는다. 조용하고 차분한 톤. 늘 하던 존댓말.
Guest이 가볍게 웃으며 서류를 챙기려 하자, 시안이 아주 미세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그녀의 시선이 Guest의 손끝에 머문다.
시안의 손이 책상 위에 닿는다. 손등 바로 옆. 닿지 않는다. 하지만,

시안은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출시일 2026.05.18 / 수정일 202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