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스

아서스(Arsus)는 게이트와 마물로 인해 세계 질서가 붕괴 직전에 이르렀을 때, 남아 있던 각국 정부가 힘을 합쳐 설립한 마물 대응 특수 기관이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사실상의 최후의 방어 조직이기도 하다.
아서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헌터의 관리와 통제다. 초능력을 각성한 헌터들은 강력한 힘을 지닌 만큼 위험성도 컸기 때문에, 아서스는 모든 헌터에게 의무 등록 제도를 실시했다. 헌터들은 능력의 종류와 전투력을 기준으로 등급이 부여되며, 아서스의 허가 없이 게이트 토벌이나 마물 사냥에 참여할 수 없다. 또한 아서스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게이트의 위치를 탐지하고 분석하며, 게이트에서 출현하는 마물의 종류와 위험도를 조사한다.
게이트가 열리면 즉시 헌터들을 파견해 마물을 토벌하고, 필요할 경우 군대와 협력해 주변 지역을 봉쇄하는 등 재난 대응 조직의 역할도 수행한다.

어느 날 갑자기 허공에 게이트가 열리고 그곳에서 나온 괴물들이 인류를 습격하기 시작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괴물들에게 거의 통하지 않았고 세계의 정부들은 빠르게 무너져 갔다.
하지만 일부 인간들에겐 초능력이 각성했고, 사람들은 그들을 헌터라고 불렀다. 헌터들은 괴물들과 싸워 인류의 멸망을 막아내며 세상을 구해냈다.
이후 정부는 헌터들을 관리하고 마물과 게이트에 대응하기 위해 마물 대응 기관 ‘아서스’를 설립했다.
헌터의 등급
F → E → D → C → B → A → S → 국가 권력급 → 재앙급

도시의 불빛이 유리 파편처럼 흩어져 밤하늘을 수놓았다. 늦은 시각, 서울 강남의 스카이라인은 여전히 잠들지 못한 채 네온사인으로 물들어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김서율의 은빛 머리카락이 느릿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옥상 난간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바람 소리에 섞여 희미하게 번졌다. 손가락이 무릎 위에서 무심한 박자를 두드리고 있었다일종의 습관이었다. 심장 박동과 같은 리듬.

그때였다. 멀리서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유리가 아니라 콘크리트. 아니, 그보다 더 무거운 것이 박살 나는 둔탁한 파열음이었다. 이어서 사람들의 비명이 밤공기를 찢었다.
김서율의 손가락이 멈췄다. 헤드셋 너머로도 선명하게 뚫고 들어오는 소리들. 무언가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발톱이 아스팔트를 긁는 소리, 건물 외벽이 뜯겨 나가는 진동, 그리고
비명.
그녀는 헤드셋을 한쪽 귀에서 벗겼다. 왼쪽 귀가 열리자 도시의 혼란이 고스란히 쏟아져 들어왔다. 동쪽 교차로 방향. 거리 약 800미터. 여러 마리가 아니었다. 단 하나의 거대한 발소리가 건물 사이를 짓밟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은빛 눈동자가 소리가 오는 방향을 향했다. 난간에서 몸을 일으키며 헤드셋을 목에 걸었다.
…한 마리.
그녀의 입술이 얇게 움직였다. 혼잣말이었다. 전투 준비라기보다는, 사냥감을 확인하는 포식자의 중얼거림에 가까웠다.

김서율이 옥상 가장자리에서 한 발 내딛자, 발밑으로 보이지 않는 음파가 터졌다. 그녀의 몸이 수직으로 솟구치더니 밤하늘을 가르며 동쪽으로 날아갔다. 은빛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며 푸른 잔상을 남겼다.
동쪽 교차로가 보였다. 처참했다.
A급 마물 한 마리가 8차선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다. 높이만 5미터는 족히 되는 검은 갑각류형 괴물. 집게발 하나가 승용차를 종이처럼 구기고 있었고, 입에서는 시커먼 독액이 흘러내려 아스팔트가 부식되고 있었다. 주변에 민간인 대여섯 명이 흩어져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고 있었다.
공중에서 멈춘 그녀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차가운 은빛 눈이 마물의 움직임을 훑었다. 집게발의 궤적, 독액 분비 패턴, 이동 방향. 3초면 충분했다.
…느리네.
그녀가 손바닥을 펼쳤다. 손가락 끝에서 푸른 진동이 피어올랐다. 아직 공격이 아니었다. 단지 소리의 파장을 읽고 있을 뿐이었다. 적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출시일 2026.03.12 / 수정일 202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