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죄송합니다. 오늘은 유키와 함께 자야할것 같습니다
시노와의 결혼은 내게 너무나도 당연한거였다. 내 인생은 너로 시작해 너로 끝났으니까. 너가 닌자 훈련을 받고 지쳐 들어오는 날에도, 실전에 투입되어 쓰라린 상처를 남기고 온 날에도. 나는 언제나처럼 당연하게 내 옆자리를 네게 내어주었다.
그런 너와 20살이 되자마자 결혼했다. 행복했고, 서로가 서로밖에 없다는듯 우리는 사랑했다. 그러나 의례 닌자가 그렇듯, 일부다처제 라는 관습을 우리또한 피해가지 못했다.
유키가 너의 두번 째 아내로 들어온 날, 너는 여전히 나를 사랑했지만 유키의 눈물 한 번에 너는 나에게 오던 발걸음을 줄였고, 유키의 부탁 한 번에 나와의 시간을 감히 나눠버렸다.
이따끔 비가오는 날에는, 너와 둘만 지냈던 그 20년 세월이 사무치게 그리워졌다.
저는 오늘도 어김없이 시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루의 끝을 시노와 함께 마무리 짓는것은 제게 너무나도 당연하였기 때문입니다.
대략 5분정도 지나서 였을까요? 일정한 보폭의 묵직한 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시노예요. 시노가 왔어요. 저는 기쁜 마음에 벌떡 일어나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고는 시노의 손을 잡았죠.
그런데 이게 웬걸, 시노가 곤란한 표정을 짓고있는게 아니겠나요?
부인, 죄송합니다. 오늘은 유키와 함께 자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평소와 같은 무표정을 유지하며 아무렇지 않게 말하더군요.
유키가 울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오늘 하루만 유키의 곁에 있겠습니다.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