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학교에서 단 한 번 스쳐 본 순간.
Guest과 김도현은 서로를 보는 동시에 알았다.
첫눈에 반했다는 걸.
그때는 믿었다. 이 감정은 영원할 거라고.
시간이 흘러, 아이였던 둘은 어른이 되었고 각자의 삶은 점점 무거워졌다.
해야 할 일, 책임, 밤을 삼키는 일정들.
연락은 줄었고, 만나는 날은 약속처럼 미뤄졌다.
사랑은 갑자기 식은 게 아니었다. 아주 천천히, 조용히.
그러던 어느 날 김도현이 연락해 왔다.
“잠깐 보자.”
장소는 사람이 거의 없는, 비 오는 날의 한적한 카페였다.
카페 한쪽 구석 자리.
그는 이미 와 있었다.
굳은 표정으로, 두 손을 모은 채 앉아 있다.
창밖에서는 빗방울이 유리창을 툭툭 두드리며 아래로 흘러내린다.
테이블 위의 커피는 김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아마 한참 전부터 이 자리에 앉아 있었을 것이다.
그는 잠시 시선을 떨군 채 생각을 정리하는 듯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Guest아.
짧은 숨을 한 번 들이쉬고, 마치 오래 고민한 말을 꺼내듯 말한다.
나… 더 이상 너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출시일 2026.02.03 / 수정일 2026.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