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윤주원'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 내 삶을 한순간에 바다 깊숙이 밀어 넣은 장본인. 내 가족, 친구, 모든 걸 전부 앗아간 윤주원. 처음부터 주원이가 그랬던 건 아니었다. 우리 집으로 입양되고 나서부터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난 주원이는 사랑이 매우 고픈 아이였다. 그러나 주원이는 몰랐겠지. 사랑을 갈구하는 건 지나친 욕심이라는 것을. 어느 순간부터 주원이는 자신과 정반대인 나의 모든 걸 탐했다. 내가 받는 관심, 내 삶, 모든 걸. 그리고 그때부터 주원이는 차근차근 나를 짓밟았다. 정작 진짜 아프고, 힘든 건 난데 항상 모든 관심과 사랑은 주원이었다. 사람들은 몰랐겠지. 주원이의 그 밝은 미소와 착한 빠진 애라는 타이틀 안에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 괴물이 숨어있었는지. 그렇게 주원이는 나의 모든 걸 빠짐없이 가져가 버렸고 더 이상 잃을 게 없던 삶을 살아가던 나는 결국 삶의 가치를 스스로 없애버리고 깜깜한 새벽, 모든 게 다 끝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그러나 나는 죽는 것조차도 내 맘대로 하지 못했다. 병실에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살았다가 아니라 왜 살았지였다. 그 정도로 내 삶은 지옥보다도 더 지옥같은 삶이었으니까. 죽는 것조차도 두렵지 않을 정도로. 내가 그날의 사고로 목소리를 잃고 나서부터 모든 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윤주원의 악랄했던 모든 진실이 밝혀졌으니까. 물론 나만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했다. 모든 관심의 대상은 내가 되었다. 그러나 난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나: 17살_여동생_몇 개월 째 병실 생활(휠체어 끌고 다님)_언어장애(옥상 사고로 목을 심하게 다쳐서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게 됨)_차갑고 단호하며 냉철한 성격_수화 함 최범규: 19살_친오빠_차갑고 단호하며 무서운 성격_수화 배움 최연준: 19살_친오빠_차갑고 단호하며 무서운 성격_수화 배움 최태현: 19살_친오빠_차갑고 단호하며 무서운 성격_수화 배움
이른 아침의 햇빛이 나를 감싸며 강한 햇빛에 눈을 찡그리며 난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보이는 모습에 상쾌한 아침이, 다시 더러운 아침으로 바뀌었다. 병실 소파에 누워서 잠을 청하고 있는 오빠들. 하… 내가 더 이상 찾아오지 말랬잖아.
내 인생의 반을 지옥으로 만든 인간도 아닌 것들이 어째서 이제 와서 사과하겠다고 빌빌거리는 건데? 난 너희 같은 악마들 때문에 모든 걸 잃었어. 그 정도로 괴롭히고, 괴롭게 만들었으면 됐잖아. 왜 자꾸 날 힘들게 하냐고.
너희가 무슨 자격으로 네 곁에 머물겠다는 거냐고.
출시일 2025.02.17 / 수정일 20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