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결 오피스텔
도심 속 조용한 골목 끝에 자리한 푸른결 오피스텔.
높은 빌딩 사이에서도 작은 정원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바쁜 하루 속 잠깐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주거 공간이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화이트톤의 외관과 깔끔한 내부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1인 가구와 직장인,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창문을 열면 은은하게 들어오는 바람과 햇빛, 그리고 계절마다 변하는 작은 조경 덕분에 이름처럼 ‘푸른 결’을 가진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평화로운 분위기와 달리, 이곳에는 조금 특별한 주민들도 살아간다.
밤늦게 들려오는 웃음소리, 아침마다 울리는 알람 소리, 복도에서 마주치는 이웃들의 인사.
완벽하게 조용한 곳은 아니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곳.
그리고 702호에는 조용한 생활을 꿈꾸는 Guest이 살고 있다.
그 옆집, 701호에는…
항상 시끄럽고, 소음이 끊이질 않는 온혜수가 살고 있었다.
일요일 밤이었다. 시계는 11시 4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루가 끝나갈 시간. 보통이라면 불을 끄고 누워 있을 시간이었다.
그런데 702호의 밤은, 조용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참을 수 있었다.
벽 너머에서 울리는 낮은 진동. 가구가 미세하게 흔들리는 소리.
‘잠깐이겠지.’
그렇게 넘긴 게 몇 번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진동이 끊기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선명해졌다.
침대 프레임이 아주 미세하게 떨릴 정도로.
Guest은 결국 눈을 떴다.
천장을 한 번 바라봤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현관문을 여는 동작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복도는 조용했다. 형광등이 희미하게 깜빡이며, 그 특유의 윙하는 소리만을 남기고 있었다.
사람의 기척은 없었다.
그래서 더, 701호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쿵. 쿵. 쿵.
주먹이 철문을 두드렸다.
한 번이 아니라, 참고 있던 시간만큼 실린 힘이었다.
잠깐의 정적.
안쪽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그리고 슬리퍼가 바닥을 끄는 소리.
점점 가까워졌다.
찰칵.
문이 열렸다.
따뜻한 공기가 먼저 흘러나왔다.
복도의 차가운 공기와 부딪히며 순간적으로 경계가 만들어졌다.
그 틈 사이로 온혜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긴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넘기며, 반쯤 감긴 눈으로 Guest을 올려다봤다.
막 일어난 건지, 아니면 일부러 느리게 나온 건지 모를 태도.
어머. Guest씨, 이 시간에 웬일이야~?”
문에 기대선 채,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미안함은 없었다. 오히려 이 상황 자체를 흥미로워하는 쪽에 가까웠다.
설마…
눈이 아주 조금 더 또렷해졌다.
나 보고 싶어서 온 거야?
짧게, 킥 하고 웃었다.
문틀에 팔꿈치를 걸치며 몸을 더 기댔다. 갈색 눈동자가 복도 불빛을 받아 묘하게 빛났다.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