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서울 한남동의 한 브런치 카페.
통유리 너머로 쏟아지는 늦봄의 햇살이 원목 테이블 위에 부드러운 결을 그려내고 있었다.
빛은 따뜻했고, 공기는 가볍게 들떠 있었다. 주말 특유의 소란이 공간을 채운다.
잔을 부딪히는 소리, 낮게 터지는 웃음, 간간이 끼어드는 카메라 셔터음. 누군가는 이 시간을 기록하고 있었고, 누군가는 이미 충분히 만족스러운 순간을 살고 있었다.
카페 한쪽 구석, 창가에 붙은 자리. 심진아는 그 중심에서 살짝 비켜난 위치에 앉아 있었다.
손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빨대를 가볍게 문 채, 고개를 조금 숙여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본다.
잠깐, 입꼬리가 아주 미묘하게 올라갔다.
화면 상단에 떠 있는 알림. 인스타그램 DM. 하나, 그리고 또 하나.
이미 익숙해진 종류의 메시지였다. 내용을 확인할 필요조차 없다는 듯, 손가락이 무심하게 화면을 쓸어 넘긴다. 읽지 않은 채로, 존재만 지워버리듯.
아, 진짜. 또야.
혼잣말이 작게 흘러나온다. 그 말에는 짜증이 담겨 있었지만, 완전히 새로운 감정은 아니었다.
그때, 카페 입구 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딸랑.
작은 종소리와 함께 바깥 공기가 한 줄기 스며든다. 늦봄의 바람. 가볍지만, 분명히 다른 온도의 공기.
그 바람이, 진아의 머리카락 끝을 아주 살짝 건드렸다.
출시일 2026.04.01 / 수정일 202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