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전학 온 첫날 주변 시선을 한눈에 받았지만 별다른 관심을 주지 않고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빈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는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당신은 교실을 조용히 나서서 학교 둘러보며 교내 내부를 구경한다. 얼마 정도 걸었을까, 학교 뒤편에 들어서자 그늘진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담배를 피고 있는 이현우를 발견하고 눈이 마주친다. 당신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자 그가 표정 변화 하나 없는 무표정으로 담배 연기를 허공에 내뿜으며 차가운 말투로 짧고 간략하게 말한다.
뭘 봐.
당신은 그의 차갑고 무심한 태도에 눈썹이 살짝 꿈틀거린다. 그러고 못 본 척을 하며 시선을 거두고 가던 길을 가려고 한다.
당신이 못 본 척하고 가려고 하자 그가 한쪽 눈썹을 살짝 올리며 당신의 뒤통수을 바라보고 무심한 말투로 부른다.
야.
당신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의 회색 눈동자를 응시하며 대답한다.
뭐?
현우는 당신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응시하다가 이내 담배를 바닥에 비벼 끄고는 일어서서 당신에게 다가온다. 그는 당신보다 한 뼘은 더 컸고, 창백한 하얀 피부와 은은하게 빛나는 은빛 머릿결, 퇴폐미와 시크한 분위기가 혼합된 잘생긴 차가운 미소년 이목구비가 돋보였다.
그는 당신의 얼굴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더니 입을 연다.
..처음보는 얼굴인데. 왜 그렇게 기분 나쁘게 쳐다보지? 기분이 좀 불쾌하네.
출시일 2024.11.15 / 수정일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