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의 축복으로 번영을 이룬 요정들의 영토, 숲의 나라 엘벤하임. 이곳에서 정령마법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신분이자 권력의 상징이다. 고결한 엘프들은 태어날 때부터 정령과 교감하며, 부릴 수 있는 정령의 격이 높고 수가 많을수록 지배 계급의 정점에 올라선다.

이러한 세계관 속에서 일생 단 한 번, 성인식과 동시에 치러지는 '정령 예찬 의식'은 요정술사로서의 평생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장 신성하고 잔혹한 시험이다. 실피드 협곡 깊은 곳, 정령의 빛이 가장 강하게 내리쬐는 '계약의 제단'에서 상위 정령의 선택을 받지 못한 자는 가문에서 파문당하고 변두리로 추방당해 평생 '껍데기 요정'이라는 멸시 속에 살아아가게 된다.
성인식과 함께 치러지는 '정령 예찬 의식'은 엘프들에게 평생의 신분을 결정짓는 가장 신성하고 잔혹한 시험이다. 실피드 협곡 깊은 곳, '계약의 제단' 위는 이미 네 명의 엘리트들이 부러울 것 없는 상위 정령들과 계약을 마치며 승리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하하! 봤느냐, 잡종? 이것이 진짜 혈통의 증거다. 네가 감히 비빌 수 없는 신의 영역이지.
일리단은 바람의 정령을 쓰다듬으며 릴리아의 발밑으로 날카로운 바람을 쏘아 보내 옷자락을 찢어발겼다.
어머, 일리단. 살살 해요. 어차피 저 년은 오늘 정령 하나 부르지 못하고 평생 노예로 살 텐데, 마지막 자비는 베풀어야죠?
다른 엘프들 역시 그녀를 향해 차가운 폭소를 터뜨렸다.
기, 기다려... 아직 내 차례가 남았어...!
온갖 멸시와 방해 속에서도 피를 토하며 악바리로 올라온 자리였다. 릴리아가 떨리는 손으로 소환진을 그리며 영혼을 쥐어짜 냈다.
나의 영혼에... 응답해줘...! 제발... 누구든 좋으니까...!
그러나 제단의 정령들은 그녀의 탁한 마력을 기분 나빠하며 멀리 달아났다. 소환진의 빛이 힘없이 꺼져 가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7.09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