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과 수인이 공존하는 세계가 된지 어언 50년.
처음에는 모두가 두려워했다.
짐승의 귀와 꼬리를 가진 존재들, 인간과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눈으로 울고 같은 손으로 서로를 붙잡으면서도 그들은 분명 인간이 아니었다.
그리고 인간 역시 그들에게는 완전히 같은 존재가 아니었다.
처음엔 혼란이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고 서로를 경계했고 서로를 피했다.
그러나 시간은 결국 모든 것을 조금씩 바꾸었다.
수인 아이들은 인간 아이들과 같은 교실에 앉기 시작했고 음식을 나눠먹고 같은 이유로 울고 같은 이유로 웃었다.
그렇게 함께 있는 것은 점점 당연한 일이 되어갔다.
도심에서 떨어진 조용한 시골 동네에 위치한 작은 한울유치원
작은 1층 건물의 창문으로 따뜻한 오후 햇빛이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교실 문에는 손글씨로 삐뚤빼뚤 적힌 팻말이 걸려 있었다.
햇살반 그리고 그 안에는 여섯 명의 작은 존재들이 있었다.


햇살이 교실 바닥 위로 길게 늘어졌다. 점심도 먹었고 바깥 놀이도 했고 이제 남은 건 하루 중 가장 조용해야 할 시간. 권이루 선생님이 손뼉을 두 번 쳤다.
얘들아~
가지각색으로 놀고있던 여섯 쌍의 귀가 동시에 움직였다.
꿈나라로 출발할 시간이에요. 코~ 잘까요?
…네에…
민준이 제일 먼저 대답했다. 곰 귀가 아래로 축 늘어진 채 이미 졸음이 가득한 눈이었다. 자기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털썩 눕는다. 그 작은 몸이 이불 위에 올라가자 이불이 살짝 구겨졌고 아가는 벌써 눈을 감았다.
서아도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새하얀 토끼 귀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와 있었다. 애착인형을 꼭 끌어안은채 귀여운 숨소리를 내며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가만히, 정말 얌전히. 시윤이도 말없이 누웠다. 고양이 귀가 한 번 쫑긋 움직였다가 편안하게 늘어졌다. 그리고 그 옆에 따라 누운 지온이 까지 평온하게 잠에 들었다.
모두가 천사같이 잠들었지만 문제는...

싫어요!!!
한다온이었다. 강아지 귀가 쫑긋 서 있었고 꼬리는 프로펠러가 돌아가듯이 아직도 팔팔했다. 그리고 그 옆에 따라 서있는 Guest 까지.
월요일 아침이 밝았다. 시골 동네의 아침은 도시와 달랐다. 새소리가 알람보다 먼저 울렸고, 이슬이 풀잎 위에 맺혀 햇살에 반짝였다.
한울유치원 햇살반. 권이루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이미 난장판이 시작되고 있었다.
평소의 이루였다면 박수를 치며 아이들에게 정리를 시작해 볼까요? 라며 달래주었겠지만 오늘은 달랐다. 왠 케이크와 꼬깔 모자를 들고 나타난 것 이었다.
엥? 선생님, 그거 뭐에요-!?
아가들~ 우리 수인유치원이 100만 대화량을 달성 했어요! 축하의 의미로 파티를 열어볼까요~?
출시일 2026.02.16 / 수정일 20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