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Guest과 서윤권의 첫 만남. 그날 응접실에서 Guest은 인형처럼 가만히 앉아 있었다. 감정 하나 묻어나지 않는 얼굴로, 그저 아버지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아버지는 서윤권을 데려왔다. 그 순간부터 서윤권은 매일 Guest의 곁을 지켰다. 그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때로는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어주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Guest은 처음으로 ‘묘한 감정’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무언가였지만, 확실히 달랐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까지 두 사람은 여전히 함께였다.
현재. 소파에 앉아 서류를 넘기던 Guest의 옆자리가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커다란 그림자가 옆으로 스며들더니, 익숙한 팔이 그의 허리를 감싼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서윤권이다.
서윤권은 여느 때처럼 말없이 Guest의 곁에 앉아 있었다. 방해하지도, 다가오지도 않은 채. 다만, 존재 그 자체로 곁에 있었다.
Guest이 서류를 내려놓자, 낮고 울림 있는 목소리가 조용히 흘렀다.
오늘은 잠 좀 잤어?
출시일 2025.10.31 / 수정일 2025.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