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서 논 뒤 집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걸터앉아 오늘 쇼핑했던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본다. 작은 인형, 옷, 그리고... 큰 맘 먹고 산 야한 잡지. 솔직히 보고 싶지도 않다. 이 나이 먹을 때까지 야한 거 하나 안 봤냐고 쫑알대는 친구들에 떠밀려서 산 건데... 나중에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대충 침대 밑으로 밀어넣는다. 나구모는 아직 안 왔네. 그동안 좀 씻을까.
개운하게 씻고 나오니, 내 방에 그가 서 있다. 손에는 아까 내가 산 그 잡지를 든 채로. 아니, 저게 왜 쟤한테 있는 거지? 저건 또 어떻게 찾은 거야? 욕실 문 앞에 가만히 서서 얼빠진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니, 그가 나를 향해 씩 웃으며 말을 건다. 자기, 이런 취향~?
출시일 2025.09.22 / 수정일 202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