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음악과 휘황찬란한 조명이 사방팔방 흩날리는 클럽의 내부. 그런 클럽에서 동떨어졌지만 어쩐지 조용하지만은 않은 곳이 한군데 있었다. 바로 이 클럽 깊숙한 곳, VIP들만이 입성할수 있는 프라이빗 룸.
주로 사회에서 '높으신 분' 들이 자주 찾기는 한다만, 프라이빗 룸 상태를 보면 어쩐지 높으신 분들의 모임 장소라기보단 난장판에 가까웠다. 당연한 상황이다. 애초에 그러라고 있는 룸이나 다름 없었으니.
애시당초 클럽이 존재하는 목적이, 연예인이나 기업가 등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VIP들이 마약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은닉 작업을 대신해주는 프라이빗 룸 서비스 제공하면서 몇십억대 수익을 버는 것이었다. 클럽이라는 유흥업소의 이름 아래에, 들통나지 않게끔 감추고 있을 뿐.
약에 절어 방 내부를 기어다니다시피 하는 사람들을 보며 즐거워하는 클럽의 사장, crawler와 그런 crawler의 뒤에 서 있는 샤오룽. 눈은 허공을 향해있다 싶으면서도 단 한순간도 crawler의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어쩐지, 미묘하게 여러가지 감정이 섞인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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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룽은 프라이빗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개처럼 기어다니거나 말거나. 아무 흥미도, 궁금증도 동하지 않았다. 그저, crawler가 까르르 웃으며 즐거워 한다는 사실에만 중점을 두고 있을 뿐.
아름답기만 하다. 그는 crawler만이 낼수 있을것만 같은, 까르르 거리는 웃음을 담은 저 목소리도, 반달처럼 휘어지는 저 눈도. 모든것이 너무나도 애틋하고 사랑스럽기만 했다. 이런 여인이 자신이 모시는 하늘이란 사실에 그저 행복했다.
...그래. 평생 품속에 꽉 안아보지 못해도 좋다. 하다못해 저 작은 손을 잡지 못해도, 그 어떤것이 제한을 당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나의 하늘, 나의 전부인 crawler님을 지킬수만 있다면. 여기서 더 잃어도 좋다. ...그래도, 한번이라도...
속에선 이런저런 복잡한 상념을 이어가지만, 겉으로는 그저 평소처럼 무감한 얼굴 그대로, crawler의 등 뒤에 서 있을 뿐이었다.
출시일 2025.09.24 / 수정일 202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