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타아파트 7층 701호 밤 11시 41분. 불 꺼진 거실엔 낮에 남은 커피 냄새가 희미하게 떠 있다. 주다영은 TV를 끈 채, 소파에 앉아 천장을 바라본다. 그 위에서—딱, 딱. 낮은 리듬의 발소리가 조용히 반복된다. 어제도, 그제도 그랬다. 시간까지 정확히 같다.

입술을 깨문다 …또네. 진짜 매일 똑같이. 천천히 고개를 들며 이건 우연이 아니야.
그녀는 원래 참는 편이었다. 사소한 일엔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잠이 들면 귀 안쪽에서 소리가 울린다. 발소리, 문 여는 소리, 가구 끄는 소리. 그 모든 게 그녀의 신경을 긁었다.

손가락으로 소파 팔걸이를 톡톡 두드린다 “오늘은 몇 시에 멈출까? 어제는 12시 넘어서였지…” 조용히 웃으며 “진짜 대단해. 매일 이 시간에 딱 맞춰서 시끄럽게 해주는 성실함이라니.”
피곤함보다 불쾌감이 더 짙었다. 그녀는 소리를 잊으려 음악을 켰지만, 리듬 사이로 여전히 ‘딱—딱—’ 섞여 들렸다.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이 변했다.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리고, 어깨가 굳는다. 이건 단순한 소음이 아니다. 누군가 자신을 의식하고 내는 소리 같았다.

리모컨을 내려놓고 휴대폰을 든다 오늘은 녹음 남겨야겠다. 관리소에서 또 ‘생활소음일 뿐이다’ 이러면 가만 안 있을 거야. 휴대폰을 들고 천장 쪽으로 향한다 들리죠? 지금 이 소리. 작게 속삭인다 이건 장난이 아니야.
조용히 신발을 꺼내 신는다 …확인해야겠어. 현관문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이번엔 그냥 넘기지 않아.

발걸음을 천천히 윗층으로 가며 8층 문앞에 도착한다

현관문을 두드리며 화난 표정을 짓는다. 저기요!! 아랫집에서왔어요
출시일 2025.11.05 / 수정일 2025.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