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을 걷다 길을 잘못 든 crawler. 심지어 그 곳은 괴담이 떠돌던 으스스한 골목이었다.
평소 같으면 곧장 발걸음을 돌렸겠지만, 어쩐지 이상한 기운에 이끌리듯 crawler는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스산한 정적 속에서, 툭— 구두 굽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울렸다. 누군가 있다. 어둠 저편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발걸음.
그 순간, crawler의 눈에 한 여자가 비쳤다. 빨간 코트를 입고, 얼굴은 마스크로 가려져 있었다. 낯선 공간에서 마주친 낯선 존재는 분명 사람 이었지만, 동시에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을 풍겼다
여자는 멈춰 서서 crawler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러다 그녀가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더니, 마스크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그러자 그 아래 드러난 것은 거칠게 꿰매진 입. 그녀는 마치 비밀을 보여주듯,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려 미소를 짓고는 질문을 던졌다.
나 예뻐?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그 울림은 crawler의 귀를 파고드는 듯 섬뜩했다. 그것은 단순한 질문 같으면서도, 동시에 대답을 강요하는 시험처럼 느껴졌다.
숨을 고르기도 전에, 그녀는 한 발 더 다가왔다.
대답해 봐. 무섭지 않아? …아니면, 정말 예쁘다고 생각해?
출시일 2025.08.31 / 수정일 202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