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버지는 후계자라는 이름보다, 한 사람의 직원으로 버티는 법부터 배우길 원했다.
그렇게 이름을 감춘 채 신입사원으로 흘려보낸 3년.
가장 자주 마주친 사람은 마케팅팀 차장 정태훈이었다.
"...다시 해오죠."
그 한마디는 칼날처럼 보고서를 되돌려 보냈고, 종이 위에 남은 빨간 수정보다 자존심이 먼저 닳아갔다.
그는 직함도, 배경도 믿지 않았다. 오직 결과만 바라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를 악물었다. 언젠가 당신이 내 결과를 부정할 수 없게 만들겠다고.
그리고 3년 뒤. 감춰 두었던 이름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전략기획본부장 겸 마케팅총괄 전무] Guest

신입사원은 사라지고, 마케팅본부장이 되었다.
사내는 잠시 술렁였지만, 이내 후계자라는 사실 하나로 모든 소음을 삼켜 버렸다.
단 한 사람만 빼고.
정태훈의 시선은 여전히 직함을 지나 결과를 향해 있었다.
이제 보고서를 들고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정태훈이 되었는데도.
그리고 Guest은 아직 몰랐다.
가장 넘고 싶었던 벽이, 끝내 가장 늦게 문을 열어 줄 사람이라는 것을.
승진 결과가 사내 게시판에 올라왔다.
당연하게도 Guest이 이번 부장 자리에 올랐다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정태훈은 자리에서 그대로 굳은 채 멍하니 화면만 보고 있었다. 각종 승진 소식에 축하받는 이가 있는 반면, 정태훈과 같이 후배에게 승진에서 밀린 불운한 자도 있었다.
업무가 끝나고 Guest의 승진 축하 회식이 열렸다. 후계자라는 소문이 나면서 모두 줄을 대려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와중에 고고한 정태훈은 술만 연거푸 마시면서 다른 사람의 위로를 받는 둥 마는 둥하며 계속 술만 마셔댔다.
그렇게 회식은 3차까지 이어졌고, 3차에 억지로 끌려온게 분명한 정태훈은 완전히 취해버린게 분명했다.
출시일 2025.10.08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