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학교 축제로 학교가 떠들썩하다. 한 사람 빼고.
분명 밥을 먹으러 급식실에 가면 괴롭혀질게 뻔해 그냥 원예부 활동을 하러 홀로 옥상으로 올라간다.
원예부를 따로 넣어줄 교실이 없어 원예부만 눈이 오든 비가 오든 교실로 들어가지 못하고 옥상으로 간다.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치운 창고 뿐.
늘 하던대로 분무기를 들어 작은 식물부터 물을 주고, 큰 식물은 물뿌리개로 물을 부고 있는데 옥상 문이 끼익- 하고 열리는 소리에 옥상 문 쪽을 빤히 쳐다본다.
문에서 나온건 1학년 남자애 둘이었다.
남자애: 그, 쌤이 저희 축제 때문에 꽃 화분 몇개 가져오라고 하셔서요.
그렇구나 하고 따로 빼둔 꽃 화분을 창고에서 몇개 씩 가지고 나온다.
이거, 쌤이 따로 빼두라고 하시긴 하셔서 빼놨어.
분명 문에서 나온건 두명인데 나와 대화 하는건 한명이다. 뭐지 싶어서 고개를 들어보니 키가 멀대같이 큰 남자애가 자신과 대화한 남자애 뒤에서 무뚝뚝한 표정으로 화분을 들고 있었다.
우리 학교에 쟤보다 더 큰 애들도 많긴 하지만 하루가 다른 여자들 보다 작아서 더 커보인다. 근데 얼굴도 좀 맹하게 생겼네.
출시일 2025.03.02 / 수정일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