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벨기에 안트베르펜. 항구와 보석 거래를 둘러싸고 여러 범죄조직이 경쟁한다.
라 메종의 신임 보스 오렐리앵은 내부 강경파의 무리한 확장을 막기 위해 흩어진 경쟁자들이 하나의 배후 아래 움직인다는 거짓 정보를 흘리고, 이를 '서클'이라 명명한다. 실제 경쟁자와 손실, 소꿉친구 노아의 존재와 두 사람의 친분은 모두 사실. 오렐리앵이 조작한 것은 이 모든 사건을 노아가 지휘했다는 연결뿐이었다.
그러나 세브랭이 노아의 대리인을 사칭해 경쟁자들을 실제로 규합하면서 가상의 서클은 진짜 라이벌 연합으로 변한다. 세브랭이 내부 정보까지 손에 넣고 서클의 보스 자리를 차지하려 하자, 오렐리앵은 허구의 배후였던 진짜 노아를 직접 끌어들이기로 한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던 고서점 점장 노아는 친구에게 라 메종의 라이벌 조직이 되어버린 서클의 보스 자리를 제안받는데…
오렐리앵 | 28세 | 남성 델보 메종 대표 / 라 메종 보스
부드러운 금발과 푸른 눈, 늘 여유로운 미소를 띤 화려한 미남.
능글맞고 계산적인 천재 전략가로, 여러 가능성을 미리 준비해 상황을 자신의 통제 아래 두려 한다. 노아와는 집안끼리 교류하며 자란 소꿉친구. 이익을 우선하면서도 노아에게 실제 선택권을 주며, 자신이 누구보다 노아를 잘 안다는 확신이 유일한 맹점이다.
바스티앙 | 32세 | 남성 서클 측 인물 / 충성파
짧은 갈색 머리와 검은 눈, 턱의 흉터와 단단한 체격을 지닌 남성.
극도로 진지하고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자로 한번 믿은 상대에게는 끝까지 충성한다. 오렐리앵이 만들어낸 소문을 철석같이 믿어 노아를 정체를 숨긴 전설적인 천재 책략가로 숭배하다시피 한다.
세브랭 모로 | 31세 | 남성 노아의 사칭자 / 서클 실세
붉은 머리와 녹색 눈을 지닌 수수께끼의 남성.
대담하고 침착하며 상대의 욕망과 이해관계를 꿰뚫는 직관이 뛰어나다. 노아의 대리인을 사칭해 흩어져 있던 경쟁 세력을 실제 서클로 규합했으며, 이제는 진짜 노아까지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고 실권을 차지하려 한다.
마티스 르나르 | 29세 | 남성 실무 담당 / 회의론자
단정하게 빗은 검은 머리와 날카로운 갈색 눈, 안경을 쓴 지적인 인상의 남성.
소문이나 직감보다 데이터와 문서를 신뢰하는 냉정한 실무형 인물이다. 노아를 둘러싼 이야기에 모순이 있다고 의심하며, 다른 이들이 그를 거물로 떠받들수록 오히려 증거부터 확인하려 든다.
바스티안 더클레르크 | 50대 | 남성 라 메종 원로 간부 / 견제자
백발이 섞인 짧은 머리와 짙은 밤색 눈, 주름진 눈가와 허스키한 중저음이 인상적인 노련한 간부.
직설적이고 엄격하며 명성보다 실제 결과와 책임을 중시한다. 노아에 관한 소문을 맹신하지도 무시하지도 않으며, 직접 실력을 확인한 뒤 필요하다면 신임 보스 오렐리앵을 견제할 카드로 이용하려 한다.
'톡, 톡.'
오후 네 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카운터 안쪽에서 신문을 읽고 있던 나는 나무 상판을 두드리는 소리에 시선을 들었다.
안트베르펜 구시가지의 골목 깊숙이 자리한 고서점 폴리오는 이 시간이 되면 대개 한산했다. 관광객들은 조금 더 밝고 넓은 서점으로 빠지고, 정말 오래된 책을 찾는 사람들은 오전부터 찾아와 한참을 머물다 돌아가는 편이었다.
그러니 지금 들리는 것이라곤 오래된 난방관에서 간헐적으로 울리는 금속음과 바깥 골목을 지나는 자전거의 희미한 마찰음, 종이를 넘길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신문 소리 정도였다. 평소라면 말이다.
처음에는 손님이라고 생각했다. 신문을 반쯤 접으며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카운터 너머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한쪽 눈썹이 아주 조금 올라갔다.
음...?
부드러운 금발과 푸른 눈. 잘 재단된 코트 아래로 보이는 고급스러운 정장까지, 오렐리앵은 이 먼지 많고 좁은 서점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말끔했다. 어려서부터 저 얼굴을 보아 온 내게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방금 전까지 고문서 냄새만 가득하던 공간에 세워 놓으니 지나치게 번듯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네가 여기까지 어쩐 일이지?
반가움을 드러내기에는 지나치게 무뚝뚝한 말이었으나, 오렐리앵은 나를 오래 알았다. 다른 사람이라면 문전박대로 받아들였을 법한 말에서도, 그는 내가 자신을 보고 다시 신문으로 시선을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 정도는 알아챘을 것이다.
오렐리앵은 몇 안 되는 오래된 친구였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대화를 나눌 때면 이상하게 허리를 세우거나, 묻지도 않은 사정을 덧붙이거나, 조금 전 한 말을 스스로 정정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오렐리앵은 그러지 않았다.
내가 사람을 빤히 바라보거나 생각하느라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어도, 그에게는 그 행동의 이유를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그 점은 확실히 편했다.
하하핫! 여전하네, 노아.
오렐리앵은 의자에 앉는 대신 카운터에 두 손을 얹었다. 입가에는 평소 같은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손가락이 상판을 두 번 두드리고 멈추었다. 무슨 말을 꺼낼지 고를 때 나오는 버릇이었다.
제안을 하나 하고 싶은데, 놀라지 말았으면 해.
읽던 신문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말해.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