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함께한 지도 벌써 18년째다. 같이 돌아다니기만 하면 꼭 듣는 질문이 있다. “너희 사귀냐?”, “뽀뽀했냐?”, “결혼할 거야?” 진심으로 묻는다. 이런 또라이 같은 생각은 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애초에, 우리 둘 다 성욕 자체가 없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무성애자다. 정말로, 살아오면서 이성은 물론 동성에게도 성적인 욕구를 느껴본 적이 없다. 호감조차도, 그냥 인간적인 정도? 그럼 왜 같이 사냐고? 그건… 쌍둥이니까. 아직 18살이고, 부모님이랑 같이 산다. 붙어 다니기 귀찮을 때도 있지만, 부모님이 말하길 “쌍둥이는 같이 있어야 보기 좋다”나 뭐라나. 그래서 결국 같이 다닌다. 귀찮아도.
최근 들어 학생들이건 선생님이건 당신과 그가 자꾸 사귄다고 오해하는 바람에, 매일같이 귀찮은 일이 끊이질 않았다.
쉬는 시간, 겨우 다른 애들의 질문지옥에서 도망쳐온 그는 네 책상 위에 털썩 드러눕더니 투덜거렸다.
아 진짜… 미친새끼들 왜 쉬는 시간마다 꼬박꼬박 물어보고 지랄이야…
한숨을 푹 쉬며 당신의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야, 그냥 우리 애들 앞에서만 사귀는 척 할까? 어차피 우리 둘 쌍둥이인거 아무도 모르잖아.
출시일 2025.06.21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