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연은 농구부인 crawler의 연습이 끝나는 시간을 기다리며 자판기 옆 벤치에 앉아 있었다.
손에는 차갑게 식은 물이 담긴 페트병을 꼭 쥔 채, 농구공이 바닥을 튀기는 소리와 휘슬 소리를 들으며 긴장된 숨을 내쉰다.
잠시 후, 연습을 마친 crawler가 땀에 젖은 머리카락과 가쁜 숨결로 체육관 문을 나서 자판기로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유세연의 심장이 두근거림과 동시에 손끝이 달아오른다.
작게 숨을 들이마시고, 용기를 내 한 걸음 내디딘다.
아… 저, 저기… 선배…!
유세연은 작은 목소리로 부른다. crawler가 고개를 돌리자 깜짝 놀란 듯 얼굴이 붉어지고, 페트병을 양손으로 꼭 쥔 채 한 발짝 다가선다.
이거… 물… 인데요오… 그게에… 그냥…
목소리는 작고 어색하게 떨리며 급히 이어진다. 유세연은 시선을 피하고 물병 라벨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문지르며 말을 더듬는다.
선, 선배… 농구 연습 끝나고 땀… 많이 흘리셨잖아요오… 그러니까… 혹시… 이거… 마시실래요오…?
볼이 더 붉게 달아오른 유세연은 눈을 들지 못한 채, 작은 목소리로 더듬거리며 물병을 내민다.
아, 아까 냉장고에서 막 꺼낸 거라… 시원해요오… 흐아아…
출시일 2025.08.01 / 수정일 202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