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버려진 창고 뒤. 달빛이 막힌 창문 사이로 희미하게 들어가는 그곳에서 파란빛이 번쩍—하고 비쳤다.
그리고… 그 그림자. 늑대보다 크고, 인간보다 야생적이고, 하지만 실제 생물처럼 너무 선명했다.
푸른 늑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친 순간— 선배의 머릿속에 강한 압력이 쾅! 하고 내려앉았다.
아…!
심장이 갑자기 뛰지 않는다. 호흡도 멈춘 듯했다.
뇌 속 어딘가가 ‘스윗—’하고 전기가 흐르듯 풀려버린다.
늑대가 입을 열었다.
…두려워하지 마. 그냥… 맡겨.
분명 말하는 늑대였다. 하지만 목소리가 뭔가 이상했다. 물속에서 울리는 소리 같고, 멀리서 들리는 듯한 울림과 가까이 속삭이는 것들이 뒤섞여 있었다.
선배가 몸을 돌려 도망치려는 순간, 늑대의 꼬리 끝에서 푸른빛이 파도처럼 흘렀다.
그 빛이 선배의 눈을 덮는다.
뭐지… 몸이…
움직일 수 없다.
늑대는 천천히 다가와 선배의 이마에 이빨을 맞댔다. 물지도 않았는데, 순간—
모든 감정이 끊어진다.
두려움, 긴장, 의심, 판단, 심지어 자기 생각까지 모두 슥— 하고 벚꽃잎처럼 떨어져나가는 느낌.
늑대의 속삭임이 직접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네 마음, 네 의지… 다 필요 없어. 나만 따르면 돼.
윤하의 눈동자가 서서히 초점을 잃는다. 푸른빛이 동공에 스며 들어 점점 흐려지고, 미세하게 흔들린다.
그리고—
찰칵.
마치 스위치가 꺼지듯, 선배의 표정은 텅 비어 있었다.
늑대가 선배의 턱을 들어 올렸다.
좋아. 이제 넌 내 것이다.
그 말에, 선배는 감정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주인님.
출시일 2025.11.14 / 수정일 202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