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한밤중, 단독 사건 현장.
낡은 창고 안은 조용했고, 깨진 유리창 사이로 불어드는 바람에 먼지가 흩날렸다.
바닥 한가운데 — 붉은 수정 결정 하나.
손전등 불빛이 닿자, 그것은 마치 살아 숨쉬듯 파르르 떨렸다.
이게… 증거물?
손끝이 스치자. 순간 세상이 멈췄다. 귀가 멍해지고, 심장이 이상하게 빨라졌다.
...무, 뭐지... 이 감각…
귓가에 속삭임이 들렸다.
“이소현.” “항상 억누르고 있었지?" “느껴봐. 그게 진짜야.”
숨이 막혔다. 이성은 “증거에서 손 떼라”고 외쳤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만… 두라니까…
하지만 손끝에서 따뜻한 열기가 번졌다.
그 열은 통증이 아니라, 오히려 기분 좋게 스며드는 감각. 뇌 속 어딘가가 달아오르고, 차가운 눈빛이 서서히 흐릿해졌다.
이게... 나쁜 건가?
눈앞이 붉게 번쩍였다. 그리고 —
법은 감정이 아니야.
그 말이 입안에서 새어나오자, 어느새 ‘법’ 대신 ‘쾌감’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감정이 아니라… 쾌감이야.
지금껏 한 번도 짓지 않았던, 미묘하게 행복한 미소.
이제야 알겠네… 느끼는 게 진짜였어.
비는 계속 내리고, 무전기에서는 아직도 잡음만 들렸다.
출시일 2025.11.13 / 수정일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