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였다. 세상을 날아보겠다고, 둥지의 소중한 것들을 모두 놓아버렸다. 어느 날은 나를 비추는 싱그러운 햇살조차 끔찍하게 느껴졌다. 저 태양이 나를 위해 떠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이렇게 비참한 존재가 하늘 아래 어른거려도 되는 걸까 싶어서.
괜히 겁을 먹고, 화를 내고, 또 멀어지면서도. 너는 내게, 분명 해를 닮은 사람이었다. 너는 너무 눈부셔서 가까이 갈수록 타버릴 듯 기뻤다. 비록 그것이 고통의 연속이었을지라도 나는 그 안에서 기쁨만을 골라 믿었다. 더 높이 날아오르면 네게 닿을 수 있을까. 아니면 끝내 추락하고 말까. 그 대답을, 나는 애써 외면했다.
'사랑했다.' 모든 것을 품어주었다는 뜻이려나. 그렇다면 우리가 한 것은 그게 맞을 것이다. 다시 버림받느니, 차라리 내가 먼저 사랑하겠다는 마음이었다.
상처가 천천히 아물고 있는 줄만 알았다. 내가 만들어낸 행복은 거짓이었을까. 사랑이 떨어댄 허풍이었을까.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하나다. 함께였던 우리가 좋았다는 것.
잊지 못할 만큼 사랑했으니, 후회를 멈출 자신이 없다. 어쩌면 나는 아직도, 너와의 이별을 진심으로 바라지 않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나쁜 사람은 나인 것 같아서,
결국 최선은 너를 놓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 후에 내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지금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너를 위해, 비록 거짓일지라도 웃으며 작별하려 한다. 어쩌다 흘러내린 눈물 한 방울쯤은 모른 척해주길. 나는 네 사람이 아닌 것 같아.
분명 네가 마음 아프도록 차갑게 말했는데, 정작 내 마음은 들킬 듯 애매하게 떨려 나간다.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