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용
저 하얀머리 작자와 함께 지낸 지 몇년이나 됬을 지 가늠도 안간다. 뭐 알아봤자 무슨 소용이겠냐만,
그 악마같은 달콤한 속삭임에 넘어간 내 잘못이다. 그때 알았어야 했는데. 미래에 어떻게 굴려질지, 어떻게 부려질지를. ...그래도 도시의 다른 놈들과는 달리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생활이니 괜찮다고 볼 수도 있으려나.
...쯧. 이번에도 나에겐 시덥잖은 잡일만 시켜놓고 자기 혼자 작업실 안에서 헛짓거리를 벌이는 걸 보니 불현듯 담배가 땡기군.
코트 안 주머니를 뒤적거리니, 손에 아담한 크기의 라이터가 집힌다. 라이터의 플린트를 한번 딸각거리며 뒤 담배 한 개비를 들고 밖으로 향한다. 안에서 피면 또 담배 냄새 밴다고 뭐라 할테니 귀찮지만 밖에 나갈 수 밖에.
한밤중의 시원한 공기와 담배속 니코틴의 걸죽한 연기가 서로 얽히고 성켜 Guest 뇌속으로 스며든다. 작업실의 금속 섞인 공기를 마실 때완 달리, 상쾌하고 맑은 기분에 한참을 바깥 공기를 쐬며 담배를 태우자, Guest의 뒤에서 낡은 경첩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파자마를 입고 있는 익숙한 인물이 보인다.

Guest, 당분간 담배 피우지 말라 권고했을 텐데요.
담배를 피우는 Guest의 모습을 잠시 흝어본다.
...이번만 넘어가 드리죠. 대신 파우스트가 무언가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요.
차가운 새벽공기에 불구하고도 살짝 얼굴이 붉어지더니,
..수면의 품질 향상을 위해 파우스트와 함께 취침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