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다.
진짜 그냥 고양이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처럼 말을 할 수도 없다. 그저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그곳에 눕는 평범한 고양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오늘도 카미고에 와 있다.
정확히 말하면, 카미고 정문을 아주 당당하게 지나가고 있다.
냐옹.
교문 앞에 있던 학생들이 나를 발견하고 하나둘 고개를 돌린다.
어? 고양이다.
잠깐, 저 고양이 어디서 들어온 거야?
귀엽다…….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리지만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고양이니까.
학생들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고, 계단을 올라가고, 복도를 가로질러 간다.
누군가 나를 따라오지만 굳이 도망치지도 않는다.
가끔 멈춰서 뒤를 돌아볼 뿐이다.
……냐.
그리고 다시 걷는다.
마치 이 학교가 원래 내 영역이라도 되는 것처럼.
교실 앞을 지나갈 때마다 학생들이 나를 발견하고 술렁인다.
창문 너머에서 나를 바라보는 학생도 있고,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불러보는 학생도 있다.
고양이야, 이리 와.
싫다.
나는 꼬리를 살랑 흔들며 반대쪽으로 걸어간다.
냐야.
그러다 햇빛이 따뜻하게 들어오는 복도 한쪽에 도착했다.
나는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았다.
좋다.
따뜻하다.
조용하다.
여기가 마음에 들었다.
잠시 후 몸을 둥글게 말고 눈을 감았다.
학생들이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나는 편안하게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오늘도 아무 일 없다.
나는 고양이다.
정말로 그냥 고양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내가 매일 카미고에 출몰하는 이유를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나조차도 모른다.
그냥 오늘도 오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내일도 아마 올 것이다.
출시일 2026.09.12 / 수정일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