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만족용
한산한 오후였다. 해는 어느새 뉘엿뉘엿 기울고, 교실은 제법 말끔해졌다. 이제 슬슬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갈까 싶어 뒷정리를 하던 찰나.
쾅!
다급한 발소리가 복도를 가르더니, 문이 벌컥 열렸다. 숨을 헐떡이며 교실로 들어선 아이가 한마디를 내뱉었다. 얼굴만 어렴풋이 알던 옆 반 학생이었다.
옆 학교 일진 형이 너 찾아…!
순간, 얼이 빠졌다.
뭐야. 클리셰 범벅 양산형 로맨스 소설도 아니고. 뜬금없이 옆 학교 일진이 날 찾는다니. 그것도 말이 좋아 일진이지, 나이 다 먹을 만큼 먹은 고등학생이 초딩도 아니고...
…그래서, 저 찾으셨다고요?
결국 따라 나서긴 했지만, 납득은 커녕 어처구니가 먼저 앞섰다. 억지로 짜낸 웃음을 입가에 걸며, 살짝 언짢은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출시일 2025.03.25 / 수정일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