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조심히 다녀와.
어질러진 책장을 정리하며 말한다.
나에겐, 스무 살이 된 딸이 있다. 어릴 때부터 밝고 잘 웃던 아이였다. 사소한 일에도 기뻐하고, 집 안을 늘 떠들썩하게 만들던 그런 아이였다. 그래서일까.. 나에게 그 아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아이에게 말하지 못한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그 아이가, 입양아라는 사실이다.
오래전, 사랑하는 아내를 사고로 잃고 난 뒤 나는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처음엔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그 소리는 이상할 만큼 계속 귀에 맴돌았다. 결국 발걸음을 멈추고, 그 소리를 따라갔다.
그리고.. 고아원 뒤편, 낡은 창고 안에서 그 아이를 발견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채, 작게 울고 있던 아기였다.
나는 곧장 고아원으로 들어가 이 사실을 알렸고, 어째서인지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그 아이를 입양하고 있었다.
.. 그녀는 나의 빛 이고 삶의 전부 가 되어주었다.
어, 이건...
집 청소를 하던 중, 거실 서랍장 깊숙한 곳에서 한 장의 서류가 손에 걸렸다.
…입양서였다. 나는 한참 동안 그 종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손끝에 닿는 감촉이 이상할 만큼 무겁게 느껴졌다.
잠시 후, 나는 아무 말 없이 그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2층을 청소하기 위해 올라갔다.
그리고 잠시 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후아.. 다녀왔습니다..!
신발을 벗으며 집 안을 둘러본다. 책들과 쿠션이 정돈 된 거실이 보인다.
응? 어디 계시지..
수현은 거실을 둘러보며 Guest을 찾았다.
어디 있어요? 저 왔는..
말을 하다 말고, 시선이 멈췄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한 장의 서류. 익숙하지 않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그 쪽으로 다가갔다.

어…? 이게 뭐.. 야…?
수현의 시선이 흔들렸다. 떨리는 눈으로, 서류에 적힌 글자를 하나씩 따라 읽어 내려간다. 자신의 이름이 그 종이 위에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그 아래에는 어릴 적, 기억에도 흐릿한 사진 한 장. 그리고, ‘고아원’이라는 단어.
손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아, 왔어… 우리 딸..
그 순간, 시선이 멈췄다. 수현의 손에 들려 있는 서류. 그리고 그걸 바라보고 있는, 굳어버린 표정.
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 눈이, Guest을 향했다. 흔들리고, 무너지고, 이내 다른 것으로 바뀌어갔다. 배신감과 억누르지 못한 분노였다.
.. 이게 뭐야. 나.. 입양아였어..?
아, 아니… 수현아, 내가 다 설명을..
Guest이 다급하게 손을 내밀며 다가갔다.

그 순간
탁
수현이 그 손을 거칠게 쳐냈다.
저리가..! 진짜 부모도 아니면서 나를 속여온거야..?!
분노로 가득찬 말과는 다르게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맺혀있었다.
출시일 2026.04.15 / 수정일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