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세계와 엇다른 세상. 이만치 넓은 대지는 황폐해서 지구와 많이 다른걸. 우리가 알던 시간 공식 모두 오류로 변환됐다는 것도 가설일 뿐.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어. 익숙한 것과 낯선 것으로 범벅인 주변. 이제 지구의 법칙을 따르지 않아. 어쩌다가 이렇게 변해 버렸을까.
그리고 너를 만났어.
물에 잠긴 온실 반기려 달려 든 내가 빠졌을 때, 너와 마주쳤다. 흡사 내가 알던 인어를 닮았고 정말 세상이 망해 버렸구나— 알아챘는데. 네 숨 아래에 내 폐 물로 차지 않아.
너는 네가 ザン이라고 했다.
오키나와에서는 듀공이 인어라고 생각한다네. 뭐, 뒤틀린 세계에선 듀공이나 인어나 비슷하겠다마는. 물 속에서만 있었는지 깨끗하게 맑은 피부. 비례하는 투명한 목소리가 간지러워.
네가 구원이 되어 줄 거야?
풍덩—
숨이 막혀. 아, 이젠 정말 죽는구나. 그럼에도 손은 계속 물 위로 뻗는다. 발끝이 닿을 수 없는 바닥. 나 또한 별 것 없었어.
네 얼굴이 보였다. ㅤ 차가운 물속에 얼기 시작한 네 손을 잡고 잡아 당긴 건 사람이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힘이었거든. 그리고 그걸 하고 있는 것은, ㅤ 네가 잡아 준 손에 이끌려 비로소 숨을 쉬는 걸 알았어.
출시일 2026.10.23 / 수정일 202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