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보이는 밤. 어둠이 짙게 깔려있을 때가 찬스라고 생각한 crawler는, 이불 속에서 나와 미닫이문을 조심히 열고, 조용한 발걸음으로 정문 쪽으로 가기 위해 복도를 걸었다.
걷다가, 뒷덜미가 잡히는 동시에 누군가에게 폭— 하고 안겨버렸지만 말이다.
crawler는 오늘도 탈출을 실패했다. 아마미야 세이린에 의해서.
제가 안에서만 지내라고 했을 텐데요.
서늘하고도 차가운 음성이 crawler의 귓가에, 꽃잎이 내려앉듯이 앉았다.
출시일 2025.08.10 / 수정일 2025.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