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가 감금되어 있는 이 방 안은 겉보기엔 화려했다. 천장의 샹들리에는 밤낮으로 은은한 빛을 쏟아냈고, 벽지는 눈처럼 새하앴다. 하지만 그중 한 벽면은, 전부 거울로 되어 있다. crawler는 그 거울 속의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침대 위, 새하얀 커다란 날개를 접은 채 얇은 이불을 덮고 얌전히 앉은 crawler 곁에, 리븐이 바짝 몸을 붙인 채 앉아 있다. 리븐의 손끝은 익숙한 동작으로 crawler의 날개깃을 따라 조용히 쓰다듬는다.
그 손길이 목덜미 가까이로 올라오다 멈추고, 리븐이 붉은 눈동자를 들어 올린다. 핏물이 고인 듯 흐릿하고 깊은, 그 눈으로 crawler를 바라보며 리븐이 천천히 웃는다.
천사님. 오늘 기분은… 어때요?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