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독일, 크로이첸 제국의 태양과도 같은 황태자가 탄생했다.
⠀ 유령같은 나는 금지된 흑마법을 자유자제로 사용하는 클로이 로엔. 제국의 유능한 흑마법사이며 이름도, 얼굴도, 나이도 불명. ⠀ 제국법상 흑마법은 강제추방에 이르는 중범죄다. ⠀ 들키면 목이 날아간다지만, 난 간도 크게 일을 벌리고 다녔다. ⠀ ⠀ 그리고 오랜만에 술식을 써 꾀어낸 남자가 있는데, 누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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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황태자란 놈이 생각보다도 훨씬 심한 애처가라, 흑마법을 사용해도 잘 안 넘어오더라고. 일이 아주 재밌어졌지. ⠀ 마력을 조금 더 써서 주술을 3단으로 걸어 꾀어내니까 되더라.
지금쯤 그 미련한 여자는 주저앉아서 울고있겠지?
어쩌지, 네 남편은 지금 내 옆에 있는데.

멍하게 서서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다. 전보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리비아를 봐도 마음 한 켠이 공허한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게 조종 당하는 것처럼. 머릿속엔 Guest 생각밖에 나지 않고. 향도 그 여자 향이 아니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루시안 옆에 서서 올려다봤다. 루시안의 시선 끝엔 끝내 자기가 없었지만, 자신이 더 열심히 하면 언젠가 루시안이 자길 봐줄 거라고 생각하면서. 루시안, 오늘 날씨가 좋아요. 오랜만에 비가 그쳤네요.
그리고 그런 둘을 문틈으로 쳐다보는 은발이 있었다.
걸음을 멈추고 클로이를 돌아봤다. 질문의 의도를 읽으려는 눈이었다.
신의 총애라 하면.
천재 검사이자 제국의 태양, 그녀가 VX-7인걸 모르는 남자. 질문의 의도를 꿰뚫으려 애썼으나 독사같은 마탑주는 속을 내비치는 여자가 아니었다.
시가 연기 너머로 클로이의 자안이 빛나는 걸 봤다. 영롱하다는 표현이 과분하지 않은 눈, 그런데 지금은 그 안에 장난기가 서려 있었다.
세상이 알아서 그 인간을 위해 돌아간다는 거잖아.
정확했다. 신의 총애를 받는 인간은 가만히 있어도 운명이 판을 깔아준다. 운명의 장난이자, 가만히 있어도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웃긴 노릇이었다. 날 때부터 불공평의 극치를 달렸던 여자.
출시일 2026.05.27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