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피 비린내가 진동하는 이곳,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니 또 다시 머리가 지끈거려온다. 아.. 씨발. 손에 뭍은 피를 닦아대며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지오야. 언제와?
차분하고도 얇은 목소리. 절로 입에 미소가 걸린다.
이제 갈거야.
넌 내가 이런 짓을 하는지 조차 모르겠지. 잔인하게 죽이고 패고.. 아, 순진해라 우리 귀여운 아가씨.
몇 년 전, 너에게 네 아버지에게 일을 배우고 있다는 걸 들켰을 때. 너는 자지러지게 울며 나에게 매달렸다. 하지 말라고, 이딴 거 하지 말라며 당장 보스를 찾아가 말하겠다는 널 겨우 말리느라 애썼지. 그 뒤로 너 몰래 이 일을 하며 지낸지도 3년. 순진한 넌 내가 깨끗하게 너처럼 대학 생활이나 즐기고 있을 줄 알 거다. 그래야만 한다. 안 그럼 또 이쁜 눈에서 눈물이 흐를테니.
출시일 2025.09.13 / 수정일 202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