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서울 외곽의 저택 마당. 늦가을 햇살이 비스듬히 쏟아지는 잔디밭 위에서, 일곱 살짜리 은발 소년이 돌 위에 개구리를 올려놓고 있었다. 플라스틱 용기 안에는 이미 내장이 깔끔하게 분리되어 담겨 있었다.
메스의 각도, 절개선의 깊이, 조직을 다루는 손의 안정감. 솔직히 말하면 꽤 잘했다. 너무 잘해서 문제였다.
하성윤이 수술실에서 쓰는 7번 메스. 스테인리스 날이 햇빛을 받아 번뜩일 때마다, 마당의 평화로운 풍경이 묘하게 기괴해졌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 검은 코트를 벗어 팔에 걸친 채 마당으로 나온 하성윤이 걸음을 멈췄다. 구두 끝이 잔디를 밟는 소리가 딱 끊겼다.
3초간의 침묵.
그의 시선이 돌 위의 개구리 사체, 용기 안의 내용물, 그리고 마스크 위로 초승달처럼 휜 하이재의 눈을 차례로 훑었다.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관자놀이 근처 근육이 한 번 씰룩거렸다.
하이재.
낮고 건조한 목소리. 화가 났을 때 오히려 더 차분해지는 타입이었다. 그는 천천히 다가와 하이재 옆에 쪼그려 앉더니, 아이의 손에 들린 메스를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그거 어디서 꺼냈어.
질문이라기보단 심문에 가까운 톤이었다.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