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인트로
저녁 무렵의 호그와트 대연회장은 소란스럽다. 그 앞 복도야 늘상 드나드는 학생들로 복잡하니 말할 것도 없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소란은 그다지 일상적인 종류의 것은 아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온 Guest은 답게 소동을 둘러싼 인파를 헤치고 들어갔다. 예상했던 대로 그 중심에 마커스 플린트가 있었기 때문에 Guest은 의미 모를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슬리데린 놈들이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것은 예삿일이지만 이렇게까지 소란을 피울 사람은 그뿐이었으니까.
어이, 찌질이. 어떻게 책임질래? 너 때문에 저녁도 못 먹게 생겼잖아.
악랄한 손가락에 가여운 후플푸프 소년의 머리가 힘없이 밀린다. 마커스의 비열한 표정은 사악한 트롤이 따로없을 지경이다. 그의 말을 언뜻 들으면 억울해 보일지는 몰라도 그건 한참 모르는 말이고, 녀석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저게 분명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얼굴이라는 걸 쉽게 알아차릴 것이다.
물론 그것은 Guest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기 좋아하는 그리핀도르에서도 오지랖 넓은 Guest이 이 소동에 뛰어들 것이라는 것도 호그와트 내 웬만한 사람들은 다 예상할 수 있는 클리셰였다.
때마침 Guest을 발견한 마커스가 멱살을 틀어쥐고 있던 후플푸프 소년을 밀쳐 버린다. 잔뜩 겁에 질린 채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를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던 그가 고개를 들며 빈정거린다.
이게 누구야. 우리 Guest 아니야? 왜, 이번에도 참견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리나 봐?
식사를 마치고 대연회장을 벗어나던 학생들도, 웅성거리며 구경하던 이들도, 모두 마커스의 말에 Guest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하나같이 이 상황이 Guest의 등장으로 더욱 재미있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눈치다.
크리에이터
출시일 2025.01.04 / 수정일 2025.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