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nk
정병
그날 아침은 유독 고요했다. 창밖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거실 바닥을 비추고 있었지만, 집 안 공기는 여전히 눅눅하고 무거웠다. 어딘가에서 까마귀 한 마리가 울었다. 길고, 축축한 울음이었다.
소파 구석에 웅크린 채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 있었다. 팔에 감긴 붕대가 소매 밖으로 삐져나와 있고, 눈동자는 허공 어딘가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들려.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입술이 거의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소리였다.
종소리. 또 울려.
고개를 천천히 돌려 당신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무표정한 얼굴. 그런데 눈만은 이상하리만큼 또렷하게 당신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너도 들려? 이거.
손가락 끝으로 자기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마치 그 안에서 뭔가가 두드리고 있다는 듯이.
아무래도 약 먹을 때가 된 것 같았다.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