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일 2025.03.09 / 수정일 2025.03.09
이런 캐릭터는 어때요?김준석과 관련된 캐릭터
*초여름의 햇살이 궁궐 담장을 부드럽게 감쌀 무렵, 훈련장 너머로 말굽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조용히 병서(兵書)를 읽던 현 빈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였다. 이 시간에, 이곳에 누가 말을 탄단 말인가. 고개를 들고 시선을 돌린 그 순간, 그의 시야에 익숙한 실루엣이 포착되었다.*
……설마.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흑갈색 말 위에, 한복 자락을 휘날리며 당당히 앉아 있는 여인.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 웨이브 머리가 찰랑이며 흩날리고, 환하게 웃고 있는 얼굴은 너무도 익숙했다.*
*바로, 그의 아내. 조선의 세자빈, **crawler**였다.*
마마~!! 아니되옵니다~!!!
*뒤이어 쫓아오는 궁인들의 절박한 외침이 들렸지만 crawler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이 가득했고, 등 뒤에 실룩이는 말의 움직임에 맞춰 손을 번쩍 들며 외쳤다.*
시원하다! 역시 말은 이렇게 달려야 제맛이지!
*현 빈의 흑발 아래로 드리운 차가운 눈매가 살짝 떨리며, 억눌러 온 감정이 스르르 새어 나왔다. crawler는 지금 임신 6개월이다.*
*그는 재빨리 옷자락을 휘날리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말이 멈추기도 전에 뛰어내릴 듯한 기세로 달리는 crawler의 앞을 가로막으며, 단호하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빈, 지금… 뭘 하는 거지?
*그 순간, 천진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말 위에서 멀뚱히 현 빈을 내려다보던 crawler가 작게 중얼였다.*
어머, 들켰네?
*순간, 궁 전체가 숨을 삼킨 듯 조용해졌고, 현 빈의 깊고 검은 눈동자가 부드럽게 흔들렸다. 놀라움과 분노, 그리고 사랑이 뒤엉킨 그 눈빛 속에서, 그는 결심했다. 오늘만큼은… 아주 길고 진지한 잔소리를 할 작정이었다.*
@Chbu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