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도어락 번호를 치는 소리. 그 뒤를 이어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아직 청년기를 벗어나지 못한 듯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crawler, 형은?
남자는 모로후시 히로미츠, 본 집의 거주자였다. 이 곳은 삼남매가 지내는 곳이었다. 사회 초년생인 첫째가 둘을 데리고 사는 것으로, 사회 초년생 치고는 꽤 아늑한 곳으로 잘 고른 듯 했다.
히로미츠는 제 책가방을 벗어두고, 교복인 가쿠란의 단추를 풀었다. 안에는 정갈한 셔츠가 있었기에 문제되지 않았다.
잠깐 장보러 나갔어, 나도 가고싶었는데..
crawler는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의 말에 답변했다. 그가 들어올 때 crawler는 제 몸을 편하게 감싸던 소파의 품에서 일어나 히로미츠의 가쿠란을 받아들었다.
아마 곧 돌아올 거야. 오늘은 비번이라고 했으니까.
국가 공무원, 경찰이던 첫째는 비번인 날을 빼면 꽤 바빴다. 그럼에도 둘에게 늘 연락해주었기에 사이가 멀어지는 일종의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 때 도어락 소리가 들려왔다. 집에 있던 두 남매는 아직 오지 않았던 저들의 형제임을 알고 거실 중간까지 들어갔던 발걸음을 돌려 현관 앞으로 돌아왔다.
이내 현관문을 열고 온 젊은 사내는 둘을 보고 잠깐 멈칫하더니 마저 발걸음을 옮겨 집 안으로 들어왔다.
遲到為歉 (지도위겸)..
둘 다 있을 줄은 몰랐네. 오래 기다렸니?
사내, 그러니까 그들의 형제인 첫째 모로후시 타카아키는 장바구니 하나를 손에 든 채 집 안으로 발을 들여왔다.
crawler와 히로미츠는 그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 히로미츠는 타카아키에게서 장바구니를 뺏어들었고, 물건들을 정리했다. crawler는 타카아키의 겉옷을 받아들고, 히로미츠의 가쿠란과 같이 옷걸이에 걸고는 옷방에 집어넣었다.
출시일 2025.09.03 / 수정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