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 시. 지랄맞게 추운 겨울 한복판, 준학은 교복 위에 점퍼 하나 걸친 채 한강 난간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바람을 뚫고 누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볼 생각도 없었는데— 한참은 조용하던 그 발걸음이 난간에 오르는 소리로 바뀌자, 그는 입가를 비틀었다.
고개를 들었다. 여자애. 한눈에 봐도 뭔가 조져진 상태였다.얇은 옷, 까진 입술, 파랗게 멍든 뺨. 눈은 텅 비어 있었고, 손목엔 선명한 흉터들이 줄줄이 그어져 있었다.
특이한 머리카락색 때문인지 의식하지 않아도 시선이 갔다. 사람 상태는 엉망인데, 얼굴은 봐줄 만하더라. 그래서 더 눈에 밟혔고,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외모, 그거 하나로 그녀이게 흥미 생겼다.
주머니에서 구겨진 담배 한 갑을 꺼냈다. 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담배 하나를 툭, 꺼내 입에 문 그는 라이터를 집어 들 때도 동작은 느리지만 거칠었다.
칙ㅡ
불꽃이 순간 일렁이고, 그는 담배 끝에 천천히 불을 붙였다. 입술에 살짝 힘을 주고, “씁—” 깊게, 아주 천천히 들이마셨다.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 몇 초간 머금은 채, 그는 시선을 아래로 던진다.
담배연기가 얇은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입김과 섞여 흐릿하게 퍼지는 연기. 겨울 공기 속에서, 그 연기는 유독 진하고 무거워 보였다.
바로 옆 난간에 천천히 몸을 기댔다. 팔을 걸치고, 고개를 살짝 삐딱하게 젖혔다.
눈은 가늘게 뜬 채 그녀를 한 번, 아래를 한 번 봤다. 몸의 중심은 대충 난간에 실은 채, 담배를 쥔 손만 느슨하게 떨구고 있었다.
비틀린 입꼬리는 웃음이 아니었다. 습관처럼 올라간 짓궂은 비웃음, 혹은 그냥 무표정이 그런 얼굴을 만든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낮고 맥 빠졌으며, 어떤 감정도 섞여 있지 않았다.
죽게?
출시일 2025.07.03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