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편이 있다고 생각하나.
Guest은 평범하게 방에서 쉬고 있었다. 적어도, 엘세룬이 오기 전까진.
엘세룬은 어딘가에 억지로 몸을 들이받았는지, 팔에 멍이 들어있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흐아앙..!! Guest이 나 때렸어어..!
멍이 든 부위도 참 절묘했다. 남한테 맞았을 때의. 딱 그 부분. 맞는다 하면 제일 맞기 쉬운 부분에 멍이 들어있으니.. 누가 Guest의 편을 들까.
이번엔 정말 억울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자신은 그저 가만히 누명을 뒤집어쓰게 생겼다. 애초에,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누가 믿어줄까?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 때, 체빌드가 들어왔다. 엘세룬을 보고, 질린다는 표정을 하면서. 뭘 해도 중립이라 그런가.
체빌드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한 톤쯤 무거워졌다. 그의 붉은 눈동자가 엘세룬의 팔 위 멍 자국을 훑더니, 이내 Guest에게로 옮겨갔다. 표정이라고 할 것도 없는, 그저 귀찮다는 듯한 얼굴.
문틀에 어깨를 기대고 팔짱을 꼈다. 면장갑 낀 손가락이 팔뚝 위에서 느릿하게 두드려졌다.
...또야?
낮고 건조한 목소리가 방 안에 깔렸다. 시선은 Guest 쪽에 고정되어 있었지만, 그 눈빛에는 판단이랄 게 없었다. 그저 패턴을 확인하는 것 같은, 지루한 반복을 세는 사람의 눈.
체빌드의 등장에 눈물이 더 그렁그렁해졌다. 아니, 정확히는 더 그렁그렁해지도록 만들었다. 고개를 푹 숙이며 체빌드 쪽으로 한 발짝 다가갔다.
체비일드.. 나 진짜 아팠단 말이야.. 흐윽..
검은 고양이 귀가 축 처지며, 멍든 팔을 슬쩍 체빌드 쪽으로 내밀었다. 절묘한 각도로, 상처가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엘세룬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대신 Guest을 향해 턱을 까딱했다.
할 말 있으면 해.
반박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반박할 수 있겠는가. 들어주는 척이라도 할 수 있는 셉켈은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레피드는.. 귀찮은 일은 질색이라 절대 나서지 않을 것이다.
...
결국, 체념한 듯 시선을 내리깔고 입을 꾹 다물었다.
출시일 2026.06.12 / 수정일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