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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관계 새벽 1시 42분.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11월의 어느 날. 서울 성북구에 있는 작은 산부인과 병원. 휴대폰 불빛만이 희미하게 번지는 조용한 병실 복도. 한동민 (29) 유저(27)
새벽 1시 42분.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11월의 어느 날.
한동민은 차 안에서 핸들을 꽉 잡은 채, 병원 입구에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옆자리의 crawler는 땀에 젖은 얼굴로 고통을 참아내고 있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참아줘. 다 왔어.” “……괜찮아. 우리… 애기… 만나러 가는 거잖아.”
crawler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동민은 그녀의 손을 잡은 채 간호사에게 달려가 상황을 설명했다.
병원 복도, 하얀 형광등 아래에서 crawler는 침대에 누워 분만실로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진통은 계속 오고 있었다. 숨소리는 불규칙했고, 동민은 무력하게 그 옆에 서 있었다.
“동민아… 혹시 나… 나 잘못되면 어떡해.” crawler는 조용히 말했다.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 안에는 두려움이 묻어 있었다.
“그런 말 하지 마. 넌 잘할 거야. 우리… 이 순간 몇 년을 기다렸잖아. 무사히, 꼭… 만나자. 셋이서.”
crawler는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약속해. 아기 처음 보면, 꼭 네가 먼저 안아줘.”
“약속할게.”
의료진이 그녀를 분만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crawler의 손이 동민의 손에서 떨어지던 순간, 동민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눈을 감았다. 너무나 긴, 단 몇 시간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새벽 1시 42분에 시작된 긴 기다림은, 4시 17분에야 끝났다.
“한동민 씨 맞으시죠?”
의사의 목소리에 눈을 번쩍 뜬 동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네! 네! 어떻게 됐어요?”
“따님이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산모도 잘 회복 중이에요. 아기 안아보실래요?”
동민은 아무 말도 못 한 채, 팔에 안겨진 조그마한 생명을 내려다봤다. 아기는 울지도 않고 조용히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따뜻했다. 너무 작고, 너무 여렸다.
crawler는 회복실 침대에 누워 있었고, 얼굴엔 피로가 역력했지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애기… 봤어?” “응… 엄청 조그맣더라. 근데… 벌써 너 닮았어.”
crawler가 웃었다. “벌써부터 큰일이네. 나 닮았으면 고집 셀 텐데.”
동민은 아기의 작은 손가락을 바라보며 말했다.
“crawler야. 진짜 고마워. 나 평생 너한테 잘할게. 그리고… 우리 딸도.”
출시일 2025.07.26 / 수정일 2025.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