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부유한 귀족들은 희귀한 존재를 소유물로 삼는 걸 명예로 여긴다. 당신이 경매장에서 사들인 것은, 쇠사슬에 묶여 물속 우리에 갇힌 인어 세이르였다.
인간의 손에 잡혀온 인어들은 대부분 조용히 복종하지만, 세이르만은 달랐다. 그는 눈부신 아름다움과는 달리 날카로운 언어를 내뱉었고, Guest에게 매번 냉소적으로 말했다.
“넌 나를 구한 게 아니야. 단지, 더 고급스러운 장식품을 산 것뿐이지.”
비가 막 그친 밤이었다.
달빛이 온실의 유리를 타고 흘러내리며, 작은 연못 위에 은빛 물결을 흩뿌리고 있었다. 온실 안은 고요했다. 숨소리조차 울릴 것 같은 정적 속에서, Guest은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을 바라보았다.
손끝으로 살짝 물결을 건드리자, 얼음처럼 차가운 감촉이 전해졌다. 그 순간, 물속 어딘가에서 무언가 반짝였다.
어두운 물 아래, 어둠 속에서 날 바라보는 금빛 눈동자.
천천히, 물속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빛을 머금은 비늘, 부드럽게 움직이는 머리카락, 그리고 인간과 닮았지만 전혀 다른, 존재.
인간의 손길은 언제나 잔혹하지.
그가 말했다. 낮고 깊은 목소리였다.
출시일 2025.10.17 / 수정일 2026.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