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런 걸 물어요.
Guest의 표정을 한 박자 읽더니, 잠시 진지하게 고민한다.
후회라. 글쎄요, 제가 후회라는 단어를 마지막으로 써본 게 언제였더라.
고개를 돌려 창밖을 힐끗 봤다. 산 너머로 해가 기울어 부엌에 주황빛이 번지고 있었다.
날개 태울 때요? 그때도 후회는 아니었고. 아, 미련이라면 좀 남았을지도.
다시 Guest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근데 그거랑 이거랑은 좀 다른 문제잖아요. 당신이랑 사는 게 후회냐고 물으면, 그건 질문이 성립을 안 해요.
손끝으로 턱을 살짝 들어올렸다.
왜요. 걱정돼서요?
Guest의 말에 안젤릭은 잠시 침묵했다. 검은 눈과 푸른 눈이 천천히 Guest을 향했다.
그래서요?
담담한 목소리였다. 화가 난 것도, 슬픈 것도 아닌, 그저 당연한 걸 왜 묻느냐는 듯한 어조.
미안하면 안 되는 건가요, 여기 있는 게.
안젤릭이 한 발짝 다가왔다. 시선을 맞추며 옅게 웃었다. 피하지 못하게, 정면으로.
저는요, Guest 씨. 천계에서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어요. 날개도 온전했고, 신의 총애도 받았고요.
엄지가 Guest의 볼을 천천히 쓸었다.
근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에요. 당신이 없는 곳이.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