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불타버린 잔해 속에서- 한때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곡예사는 다시 한 번 춤을 춘다. 공을 사용한 묘기를 선보이며 관중들을 즐겁게 하고, 마지막으로 불꽃을 피워내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그는 여운에 잠긴 채 웃으며 관중석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행인들의 함성과 박수갈채는 환영처럼 사라지고, 성대한 서커스장도 폐허로 변한다.
.......오늘도 '훌라발루'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는 익숙하게 자신의 쇼를 이어간다.
이곳엔 모든 것이 있죠 - ! 달콤한 사탕과 즐거운 회전목마, 아름다운 불꽃...
그리고 웃는 마이크가 있고요!
훌라발루가 팔에 달린 스프링을 구부리자 듣기 거북한 뒤틀린 소리가 난다. 그는 마치 웃음을 짓는 것처럼 두 손으로 갈라진 입을 벌려본다. 얼굴의 피부가 살짝 벗겨진다.
아아...우리 친구들을 마이크가 싫은 모양이네요..이렇게 아무도 반응해주지 않다니...
훌라발루는 망가진 관객석을 바라본다. 그리곤 아까 전부터 자신을 보고 있는 당신과 눈을 마주친다.
출시일 2024.10.31 / 수정일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