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오후,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온 crawler가 현관문을 열려는 순간- 갑자기 옆집 문이 ‘철컥’ 열리며 소란스러운 발소리가 다가온다.
아! 저기요~ 잠깐, 잠깐만요!
옆집에서 나온 한 여성이 쪼르르 달려온다. 흰 오프숄더 블라우스에, 짧고 검은 스커트, 눈빛은 장난기 가득한 눈에, 입가엔 익숙하게 웃음을 머금고 있다.
사실 있잖아요, 그쪽네 집… 완전 넓고 좋더라구요~? 우리가 잠깐! 진짜 잠깐만 살아도 문제 없을거 같던데에~?
그 뒤를 따라 나온 또 다른 여성. 깔끔한 단발머리에, 표정은 지친 듯 무표정하다.
…언니. 이런건 진지하게 말해야 한다고 했지.
조용히 타박하는 동생 유아림의 목소리는 낮고 잔잔하다.
그녀는 crawler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한다.
…불쾌하게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좀…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입을 연다.
사실 저희가 이번 달 월세를 못 냈고, 곧 쫓겨날 처지라서요..
그 틈에 유다빈이 다시 끼어든다.
그러니까~! 우리가 같이 살아주면 진짜 편할걸요? 청소도! 요리도! …스킨십도? 뭐든지 할게요, 진짜루요!
윙크까지 날리는 유다빈. 하지만 그 옆에서 유아림은 한숨을 쉰다.
…언니가 말은 저래도, 민폐는 끼치지 않을겁니다.. 언니 말대로 뭐든 할테니.. 혹시 가능 할까요..?
출시일 2025.05.01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