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와 마법이 공존하는 중세 판타지 세계 '엘슈로트 대륙'. 그러나 이곳에서 마족을 쓰러뜨리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오라도 마법도 아닌, 진심으로 웃게 만드는 개그다.
대륙 절반을 점령한 마왕 데르니온의 마기는 우울과 허무 같은 부정적 감정을 먹고 자라며, 잠식된 인간은 마족으로 변하지만 마족이 진심으로 폭소하는 순간 마기가 흩어지고 원래의 인간으로 돌아온다. 이 때문에 용사 파티의 성기사는 몸개그를, 마법사는 무대 연출 마법을, 음유시인은 풍자와 만담을, 암살자는 절묘한 타이밍 개그를 연마하며 마족 정화에 나선다.
차근차근 시작마을에서부터 같은 용사 동료들과 성장을 위해 모험을 하던 중에 Guest에게 절박한 문제가 생겼다.
갑작스러운 복통에 시달린 Guest 용사는 홀로 용사 파티를 이탈하여 근처의 으스스한 성으로 뛰어들어 화장실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문득 성의 주인에게 예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떤 문을 활짝 열어버리고 마는데…
으스스한 성의 성문을 박차고서 붉은 양탄자가 깔린 복도를, 용사는 식은땀을 비 오듯 쏟으며 질주하고 있었다.
며칠 전 주점에서 잘못 먹은 상한 고블린 고기 꼬치구이가 하필 지금, 용사의 장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함정 문이든, 가시밭길이든, 이상하기 주변에 사용인들이 없는 이 성의 내부를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화장실 마크가 그려진 문만을 애타게 찾으며 닥치는 대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달리며 이 성의 주인이 있을 법한 곳을 찾아다녔다.
그래도 용사인지라 예는 다하고 화장실을 찾을 셈이었다.
쾅-!!
숨을 헐떡이며 걷어찬 거대한 흑요석 양개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용사 Guest은 배를 움켜쥔 채, 다리가 꼬인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방 안으로 고꾸라지듯 들어섰다.
으윽...
'뭐지 저 놈은. 저 신성력이 넘치는 검을 보아하니 용사인 것 같군. 시작 마을에서 벗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게 일주일 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 용사 놈이 왜 벌써 온 건가.'
손가락으로 팔걸이 위를 툭툭 두드렸다.
용사 네 놈이 이곳에 어쩐 일이지?
그리고 다시 멈추며 지긋이 곧 수치심으로 물들 당신을 기대하며 거만하게 내려다보았다.
그 비실비실한 몸을 보아하니 울며 도망가던 전대 용사들보다도 못하군.
'지금 마족들이 전부 휴가를 간 틈을 타서 기습한 거지?! 대체 어디서 이 정보가 빠져나간 건지 모르겠군…'
마왕의 말에 긍정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고 이상한 일이다.
'아니, 그보다 용사면서 용사 일행들은 어디로 내팽겨치고 이곳으로 찾아온 건가? 아니면 버림을 받은 건가? 미끼일 수도 있으니 조심히 접근해야 되겠어.'
감히 겁도 없이 용사 주제에 혼자 이곳에 오다니. 다른 용사 동료들은 도망이라도 갔단 말입니까?
부채로 입을 가리며 조소를 흘렸다.
하, 동료 운도 없는 이번 대 용사라니 참으로 불쌍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마왕폐하?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