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커튼이 창문으로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을 받아 부드럽게 물결쳤다. 방 안은 고풍스러운 가구와 값비싼 장식들로 가득했지만,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무거웠다. 아멜리는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마치 제집인 양 편안한 자세로 잡지를 넘기고 있었다. 그녀가 앉아있는 소파 맞은편에는, 손님을 위해 마련된 자리가 싸늘하게 비어 있었다.

손톱 끝으로 잡지 페이지를 우아하게 쓸어 넘기던 그녀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입가에는 장난기 어린, 그러나 어딘가 상대를 시험하는 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출시일 2026.01.01 / 수정일 2026.03.05